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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제주 3주 살기] 한라산 등산 - 성판악 코스 후기 / 팁 / 준비물 / 등산용품대여

by 디지털노마드를 꿈꾸는 2020.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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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겨울 설산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었는데

겨울산은 장비도 잘 갖춰서 올라가야 하고 시간도 없다며

미루기만 하다가 이번 여행때 도전해보기로 했다.

 

한라산 탐방예약?

 

검색을 하다가 한라산 탐방 예약을 해야한다는 글을 보고

한라산 국립공원 사이트에서 미리 보름전쯤에

제주도 도착하는 다음날인 2월 17일로 예약을 했었다.

 

(출처 : 한라산 국립공원 홈페이지)

근데 출발하기 며칠전 다시 사이트를 들어가봤는데

위와 같은 배너가 홈페이지에 떠있었다.

 

예약하고 안오는 사람이 많았고

코로나때문에 제주도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던 상황이었다.

 

한라산 폭설

 

출발 전 확인해본 일기예보에서도

2월 17일에 비나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고

탐방예약제도 중지되었으니 일단 제주도에 도착해서

상황을 보다가 한라산에 가는 날짜를 정하기로 했다.

 

제주도 도착한 다음날 강풍을 동반한 폭설이 내렸고

눈온 다음날 한라산 입산이 전면통제되었다.

한라산에 눈이 110cm왔다고...

 

그래도 다행히 하루만에 통제가 해제되었고

바로 다음날부터 입산이 허가되었다.

우리는 그주 중에 날씨가 가장 좋았던

2월 20일에 등산을 가기로 정했다.

 

등산코스 - 성판악 코스

 

한라산 등반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코스가

성판악-관음사 코스라고 하더라..

근데 관음사는 경치는 멋진데 가파르고 힘들다는 리뷰를 보고

저질체력에 몇년동안 운동다운 운동은 해본 적이 없는

나의 몸을 생각해서 성판악코스로만 오르내리기로 결정했다.

그래도 왕복 8시간짜리 코스;;

시간이 길긴 하지만 그만큼 다른 코스에 비해 완만하다고 함

 

등산용품 대여

 

겨울산행은 준비를 잘해가야 한다고들 해서

등산용품을 알아보다가

등산용품을 빌려주는 사이트를 발견했다.

뭐 사두면 언젠가 쓰기야 하겠지만

겨울 산행은 장비가 여러가지 필요했다.

등산은 하루 갈건데 캐리어에 바리바리

싸가지고 가는 것도 부담되고

결국 빌리는 게 합리적일거라고 판단~

 

우리가 이용했던 사이트는 빌리신이라는 곳이었는데

겨울 산행 풀세트가 1인 28,000원이었다.

(등산화+아이젠+스패츠+스틱+배낭+장갑 포함)

우리는 보온병도 여기서 빌렸다(대 4,000원)

그리고 배송비를 추가하면 장비를 숙소까지 가져다주고

다 쓴 후에 숙소 프런트에 맡겨두면 수거까지 해갔다.

다른 업체도 알아보다가

이 수거서비스가 맘에 들어 여기로 결정~

힘든 산행 후 반납하러 가지 않아도 되서 좋은 듯~

 

장비 풀 착용한 모습~

눈오는 한라산에서 아이젠만큼은 정말 필수인듯..

아이젠 안차고 등반하는 사람들이 꽤 보이긴 했는데

미끄러지듯 산을 오르내리는 모습이 너무 위험해보였다.

스틱은 좀 거추장스럽긴 했는데

가파르거나 미끄러운 내리막길 같은

요긴하게 필요한 구간들이 있긴 하다.

힘들때 지팡이가 되어 주기도 하고..

 

준비물

 

(2인 기준)

물 500ml 5병

이온음료 500ml 한병

에너지바 4개

초코바 2개

다이제스티브 1봉지

천혜향 2개

컵라면 1개

누룽지 1개

김밥 2줄(한라산 입구에서 1줄 3,000원에 구입)

카누, 녹차티백 1개씩

쓰레기 담아올 비닐봉지

 

한라산에 매점 없음

먹거리, 뜨거운 물 다 준비해 가야 한다.

한라산에 이미 다녀온 사람들의 리뷰를 보며

부족하지 않게 준비해갔다.

(다이제스티브와 누룽지와 초코바 1개는

다 못 먹고 도로 들고옴)

 

복장

 

원래는 추울까봐 롱패딩 입고 가려고 했는데

리뷰에 올라가다보면 땀이 많이 나니 얇게 여러겹 입어야 한다길래

상의는 나시에 기모후드티에 후리스 조끼에 후리스 긴팔

하의는 레깅스에 기모 추리닝

이렇게 입고 갔다.

역시나 산에 오르기 시작하자마자 땀이 비가왔다.

패딩 입고 갔으면 내 몸도 가누기 힘든데

거추장스럽고 무거워서 패딩을 버리고 왔을지도 모른다;;

가만히 있을 때는 살짝 쌀랑하기는 했는데

생각했던 것만큼 춥지는 않았다.

완전 한겨울은 아니여서 안추웠을지도..

 

 

그리고 꼭 필요한 것~!

오르는 길도 그렇고 특히 백록담까지 올라가면

해를 피할 곳이 없어서 해를 가릴 것들이 꼭 필요하다.

선글라스, 모자, 선크림 등등

여름해수욕장도 아니고 탈 거 라는 생각을 전혀 안하고 갔다가

남편은 목이 새까맣케 탔다. 따가울 정도로..

 

후기

 

숙소에서 6시 좀 넘어서 출발했다. 버스 281번 타고 이동~

성판악 정류장 도착해서 김밥사고 아이젠 착용하고 

7시쯤부터 등반 시작했다.

 

 

눈이 엄청 쌓여 있었다.

전날부터 입산 통제가 풀렸었던지라

눈에 그래도 길이 조금씩 나있었다.

전날 왔으면 길을 만들면서 올라가야 했을거 같다.

올라가기 시작할 때는 기대감에 가득차 있었는데

눈쌓인 설산도 예쁘고~

 

나무에도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등산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땀이 비가 오고 숨이 차기 시작했다.

워낙 저질체력인지라 올라가느라 바빠 사진이 별로 없다;;

진달래 대피소까지 12시 전에는 통과해야 정상까지 갈 수 있단다.

 

진달래 대피소

싸왔던 김밥이랑 컵라면 먹고 잠깐 쉬다가

정상 백록담을 향해 다시 출발~

 

눈에 나무가 파뭍혀있다.

힘겨워하는 몸을 에너지바로 달래며 한걸음씩 전진~

그나마 수월하다는 성판악코스였지만

역시 한라산은 한라산인가보다.

 

백록담이 가까워지고 있다.

 

여기서부터 난이도 A의 힘든코스 시작~

가파른 나무계단이 정상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파란하늘과 설산과 백록담의 조화

 

숨이 턱까지 차기 시작함

쉬다 가다 반복

안쓰던 폐를 갑자기 너무 많이 사용했나봄

폐가 너무 힘들어함;;

 

정상에 가까워지니 구름이 바로 옆으로 보였다.

 

드뎌 정상 도착~

구름 위로 올라왔다.

1시쯤 도착한 거 같다.

경사도 가파르고 힘들어서 중간에 많이 쉬었더니

생각보다 늦게 도착했다.

 

눈쌓인 백록담

 

까마귀도 찍어보고

까마귀가 서울에서 보던 사이즈가 아니였다.

엄청 크고 많기도 하고..

 

사람 많았다.

잠깐 쉬고 보온병에 가져온 따뜻한 물로 차 한잔 먹고

하산 준비

1시반전에 하산 시작해야한다고

안내 방송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온만큼 내려가야한다.

언제 내려가지하고 덜컥 겁이 나기 시작함;;

 

하산 시작!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보다는 수월했다.

폐가 힘들지는 않았으니..

 

안개낀 백록담

 

근데 내려오다 보니

아이젠 때문에 등산화가 충격흡수를 해주지 못해

발과 발바닥이 아프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눈을 밟기 시작하면서 눈이 조금씩 녹아

바닥이 미끄러웠고 다칠까봐 아이젠을 풀지는 못하고

아이젠이 발바닥을 찌르고 있었지만

아픔을 참으면서 걸으니 속도가 안났다.

눈이 안왔다면 내려오는 길이 좀 더 수월했을 거 같다.

 

진달래 대피소에 다시 도착하니 3시 가까이 되고 있었다

 

내려오다보니 해가 넘어가기 시작했고

성판악입구 도착하니 6시가 다 되어 있었다.

눈길에 저질체력이다 보니 총 11시간 걸림;;

 

그동안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였던 한라산 등반에 어쨌든 성공했다.

예상치 않았던 기록적인 폭설로 예쁜 설산 구경도 하고

맑은 날씨로 멋진 백록담 사진을 건질 수 있었고

예상보다 나의 체력이 받쳐주지 않아

등산에 어려움이 좀 있었지만

그래도 멋진 추억을 남길 수 있었던 거 같다.

 

몇년치 등산을 한번에 한듯한 느낌이긴 하지만..

한동안 등산가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거 같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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